* 토론회 참석 후기에 대한 내용은,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라는 철학에 기반하여 아카이빙 됩니다.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이므로 아래의 내용은 실제 있었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해당 토론회에는 한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가 초대되었으나 거절하여
김찬규 사직전공의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국회 토론회 참석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게시물에 리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의료대란, 의료영리화로 귀결되나?’ 토론회에 참석하며..

2024년 9월 30일 국회에서, 민주당 이언주 의원과 강창희 의원이 주최한 ‘의료대란 의료영리화로 귀결되나?’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있었다
발제자로는 서울대 기초의학교실 오주환 교수와 서울대 경제학부 홍석철 교수가 있었고
토론 패널로는 국회측의 강청희의원, 박주민 의원,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 의료계 측의 강대식 의협 상근부회장, 김찬규 전 전공의 / 의료소비자 측의 신승일 한국노총 의료노련 위원장, 조은영 한국 YWCA 회장 / 장성인 교수, 언론측의 조유라 동아일보 기자가 참여했다.
나(김찬규 사직 전공의)는 전 사직전공의라는 시의성 강한 정체성으로 토론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토론회 전의 비서관과의 대화에서는 편하게 하고싶은 말과 젊은 의료인 입장에서 보는 시점을 공유해주길 바란다는 당부가 있엇다. 전공의들 조금 힘들어한단 이야기도 해주면 좋겠다는 덕담아닌 덕담(?)도 있었지만 요즘 시국에 전공의 힘들단 얘기는 너무 구태의연할것 같다는 생각에 주제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마음먹었다
다들 명함을 주고받는 사이 나에게도 몇분이 찾아왔는데, 첫번째는 장성인 건강보험 연구위원장이다. 장성인 선생님은, 최근에 연구위원장으로 임명되며 의료민영화를 주장하는 학자가 아니냐는 소비자단체를 자처하는 건보노조의 지적이 있었던 분이다.
그가 이야기했던 하이브리드 의료는, public sector와 private sector를 구분하여 건보재정에서 민간재정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이야기로 정리된다. 영국식의 NHS가 이러한 형태인데 현재의 의료수요를 전부 감당하는것은 불가능하기에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장성인 선생님은 내가 2개의 명함을 건네며 먼저 인사를 주셨고 젊은의사들의 목소리가 더 필요하다며 언제든 필요한 것이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는 당부를 더하셨다. 처음엔 경황이 없어 어색하게 인사를 드린 뒤 각자의 자리에 앉은 후에 어떤분이셨는지 떠올라 조금더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것이 많이 아쉬웠다
두번째는 발제를 맡으신 오주환교수님이었다. 교수님은 앉아있는 내 옆에 무릎을 쪼그려 앉아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누군지 소개하며 인사를 하셨다. 어른에 대한 예의이기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무릎을 굽히고 쪼그려앉은 교수님께 편하게 앉으시라 권했지만 오주환 교수님은 “눈높이를 맞추고싶어서 그래요 편하게 그냥 앉아있어요”라며 나를 앉히고 더 아래에서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가셨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 심포지움에서 여러차례 발제를 하셨던 교수님의 PT는 이미 공부한 상태였기에, 교수님이 오늘 하실 말씀들이 기대반 걱정반 이있던 것은 사실이다. 교수님은 의정사태 이전부터 건보재정의 파탄은 지불제도 개혁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가치기반의료로의 전환을 주장하셨던 분이다. 미국의 지불제도 변화과정을 소개하고 hierarchical condition category로 환자군을 나눠 Accountable community organization단위의 효율적인 목표달성형 의료제도로의 개선을 주장하였다.
필의패에 당당히 적혀있는 지불제도 개혁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의료계 내에서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일 주제라 교수님의 오늘 발제에 따라 토론회가 굉장히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그가 말을 이어갔다. 당시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으나 의외의 표현들만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내가 했던 주장들이 있었고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간의 과정을 보면서 젊은의사들의 목소리에 심정적으로 공감되는것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 주장도 조금 수정이 필요할 수 있겟단 생각이 들었어요” 학자로서의 pride가 굉장하신 분으로 느끼고 있었는데,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심정적인 감화를 받았다는 표현이 굉장히 의외로 다가왔다.
오주환교수님은 수가의 일괄적인 상승을 주장하는 의협을 지적하며 이런 주장을 하는 의협이라면 해체하는것이 의료개혁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 옆에 의협 상근부회장님이 계신데 부회장님께도 이말을 다시한번 하셨다는 것다. 부회장님이 어떻게 반응하셨는지는 머쓱해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
토론회는 민주당 국회의원의 인사와 함께 시작되었고 곧바로 오주환교수님의 발제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오늘 이야기는 99%의 과학적인 이야기와 1%의 정치적인 이야기라며 정치적인 의도를 최대한 거세한 발표임을 거듭 강조하셨다. 이후 합리적인 논거들을 제시하며 20분간 강의를 해주셨고 간단히 정리하자면, 의대증원은 정부가 말하는 개혁의 목표를 달성하는것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증원을 통해 늘어나는 의료수요를 다 감당한다고 전제하면 의료비 지출이 GDP대비 19%까지 상승하게 되어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라고 지적하였다.
즉 자연상태의 수요공급 곡선에서는 의대증원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의료개혁의 목적성 달성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어 홍석철 교수의 발제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다만, 현재의 시스템을 전제로 자연상태의 수요를 감안했을때 의사수가 1만명 부족한것은 사실임을 주장하는 이야기였다. 순서상 오주환 교수님의 강의가 뒤에 온다면 적절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패널토론에는 각자 준비한 토론문을 읽었고 PT를 준비하신 분도 있다. 어찌되었건 나는 젊은세대 의료인이자 의료전문가 입장에서 의료소비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위해 나왔으므로 담담하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했다.
반가웠던 것은, 내 바로 다음에 토론한 YWCA 회장 조은영 패널이 “김찬규 선생님 말씀처럼 젊은 의료인이 의료소비자에게 관심을 갖는다는것을 굉장히 기쁘게 여긴다”며 저는 “저희는 다시 소비자로서 또는 시민으로서 의사들을 믿게 됩니다” 라고 이야기 해주신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토론회가 잘 끝이 났고 시간상 문제로 자유토론이 없던것은 조금 아쉬웠다.
특히 오주환교수님께 몇가지 질문을 준비해갔기에.. 토론회가 끝나고 오주환교수님께 다시한번 인사를 드렸다. 혹시 명함을 받을수 있을지 여쭤봤으나 나는 명함을 돌리지 않는다며 필요하면 내가 연락 한다고 대답해주셨다. 독특한 분임은 분명히 느꼈다. 심지어 며칠 뒤 메일로 PT자료를 인용해서 사용해도 될지 여쭙고자 메일을 보내게 되었는데 3분만에 답장이 왔다. 의협 해체 이슈로 언론에서는 괴짜같이 비추어 졌으나 소통할수 있는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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